-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카라마츠가 바보입니다.
-수위 아닙니다.....
-쓰고 싶은 대로 썼습니다.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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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잠시만 기다려라 쥬시마.. 힉!!”
“안된당께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카라마츠 형아~”
“적당히 해줘 쥬시마츠 형… 카라마츠 형 부서진다고? 아직 제대로 몸을 풀지 않았으니까 아플 거란 말이야.”
“아팠! 아프니까 이제 그만!”
“10초만 더 하고!”
“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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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나를 깨운 막내 두 사람은 나를 이끌고 영화관으로 갔다. 토도마츠와 쥬시마츠가 보고 싶다던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난 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찾아온 체육관. 토도마츠가 자주 온다는 이 체육관은 깔끔하고 시설도 좋고 사람도 많았다. 간단히 러닝머신을 뛰는 사람부터 요가를 하는 사람, 수영을 하는 사람, 역도를 하는 사람까지 제각각이었다. 그중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이 건물 가장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암벽 타기. 건물이 크다는 건 밖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이런 걸 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나였기에 조금 놀랬다. 놀란 건 쥬시마츠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금세 눈빛을 바꿔하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재밌을 것 같아! 우리 경주하자, 누가 가장 먼저 올라가는지!”
“초보자들한텐 어려울 텐데. 좋아. 그럼 먼저 로프를 가지러 가자.”
“로프? 난 필요 없어!”
“응, 형은 필요 없을지 몰라도 그거 없이 올라가면 쫓겨나니까 부탁할게. 카라마츠 형도 이리 와 설마 혼자 빠질 생각은 아니지?”
“아… 물론이다. 이 카라마츠, 멋지게 올라가 보이지.”
안내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안전용품을 착용한 후 간단한 설명을 듣고 높은 벽 앞에 서게 되었다. 토도마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하게 장비를 입곤 첫 발을 올렸고 쥬시마츠는 토도마츠를 따라 인조 바위에 손을 올렸다.
“토도마츠는 여기서 암벽 타기만 하는 건가?”
“응? 아니, 난 조깅을 즐기는데… 저번에 아츠시 군이 같이 하자고 몇 번 물어봐서 같이 했을 뿐이야.”
“그래… 그래도 꽤나 능숙하게 올라가는군….”
“우물쭈물거리고 있어도 안 기다려 줄 거야. 쥬시마츠 형은 벌써 저만치 올라갔다고? 지는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는 거였으니까. 참고로 난 편의점에서 쏘는 거로 정해뒀으니까 꼴찌 하지 않게 올라와~”
벌써 삼분의 일정도 올라간 쥬시마츠를 엄청난 속도롤 따라잡는 토도마츠. 이런이런, 동생들이여. 잊은 건가? 모두를 간호하기 위해서 산을 올랐었던 나를. 이 정도쯤이야 no problem이라고?
천장에 높이 달린 서로의 줄이 엉킬 수도 있기에 두 사람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작한다. 음.. 여기라면 되겠군.
“엣, 카라마츠 형! 거긴 고급자 코스야!”
흐흥~ 보라고? 이 멋진 형의 모습을! 아까와는 현저히 작은 돌들을 하나하나씩 밝고 차근차근 올라간다. 간격 또한 멀어서 차짓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머리와 다리를 꽤나 써야 되지만 그만큼 한 번에 많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쥬시마츠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
“아하하~, 카라마츠 형아 엄청 빠르구먼요!”
“Race는 끝나지 않았다제? 지금부터가 진짜인 거다 쥬시마츠.”
“그럼 사양하지 않고!”
“아니, 잠깐만! 둘 다 초보 아니었어? 기다려!”
미안하군 토도마츠, 돈이라면 나중에 빌려줄 테니 지금은 참아주지 않겠는가.
초록, 빨강, 보라, 노랑, 하양, 분홍, 검정의 차례로 밝고 올라가면, 쾅 소리와 함께 머리를 부딪힌다.
“아우치!!!”
그 순간 손을 놓으면서 눈 앞으로 회색 천장이 보인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멀어진다. 엣….
“앗! 카라마츠 형아!”
“뭐 하는 거야, 이 바보!”
“우와앗!”
중간까지 떨어지다가 로프가 잡아준 덕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원래라면 미끄러져도 그 상태에서 멈춰야 되지만 너무 빨리 올라간 모양인지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나... 그보다 주변 사람들이 전부 다 나를 보고 있다. 아아…. 민망해…..
결국, 내가 진 것으로 돼버려서 쥬시마츠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했는데…..
운동을 안 한 지 오래됐다고는 하나 힘과 순발력에는 지지 않는다. 하지만 갑자기 유연성이라니 무리. 벌칙이라고 외치며 쥬시마츠는 온 무게를 실어 내 상체를 앞으로 구부렸다. 척추 마디마디가 비명을 지른다. 게다가 아까의 로프로 인한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근육 또한 놀랬는지 아픔이 배가 된다.
“우윽… 아팠…..”
“수고하셨습니다람쥐! 우리 여기 좀 더 자주 오자!”
“그럴까? 형은 어때?”
“아… 난 좀 더 생각해보겠다 제…. 랄까, 허리가 안 펴져…”
“하하! 카라마츠 형, 엄청 뻣뻣했어!”
“그것보다. 아까 떨어지는 것도 녹화했어야 됐는데… 형들한테 보여주면 엄청 웃을 거야. 특히 오소마츠 형이.”
“아니.. 사양하겠다고 토도마츠…. 근데, 것도? 설마 지금 거 녹화한 건가?”
“음? 무슨 말이야? 신경 쓰지 말라고~ 그나저나 혹은 괜찮아?”
“노! 만지지 말아 다오… 꽤나 거하게 박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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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용”
“웬 다용 흉내? 어서 와. 아침부터 말도 없이 어딜 갔다 오는 거야?”
“아, 나중에 밥 먹으면서 알려줄게. 저녁 다 됐어? 빨리 먹고 목욕하러 가자~”
“밥이라면 다 됐단다. 어서 와서 먹으렴.”
“엄마 최고!”
“어이! 손 씻고 와!”
반겨주는 사람이 많은 집은 언제나 안심된다. 토도마츠와 쥬시마츠가 다투듯 화장실로 가는 동안 등유가 떨어지면 곤란할 테니 가지러 다시 문밖으로 간다.
적당량을 들고 현관에 들어섰을 땐 오소마츠가 나를 기다렸다는 듯 보고 있었다.
“다녀왔어?”
“아아, 다녀왔다 제~ 오늘 하루는 여신의 축복이 있었던 것 같군.”
“음, 그렇기에는 너 머리에 있는 혹, 엄청 큰데? 뭘 하면 그렇게 되는 거야.”
“엣… 그런 일이 있었다….”
“크큭, 알았어. 말하기 싫다는 거지? 그럼 토도마츠에게 들으면 되겠네. 저녁 식기 전에 가자. 모두들 기다린다고. 저 녀석들 다 먹어버릴 거야”
신발을 벗고 올라온 내 등을 감싸 안은 오소마츠와 함께 허리에서 느껴지는 고통.
“이잇!”
“엑? 나 뭐한 거야?”
“어레? 무슨일임까? 세크 로스?”
“아니니까! 날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아 줄래?”
“미… 미안하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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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핫! 뭐야 그게!!! 완전 웃기잖!”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 나의 간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토도마츠는 내 혹에 관한 이야기와 영상을 보여주며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결과는 폭소.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우으… 참아야 하느니라… 추워서 그런 거야….
“정말이지, 너 덤벙거리는 것도 적당히 해야 되지 않겠어? 몸 안 남아돌 거야.”
“그보다, 너 정말 뻣뻣하잖아. 나도 저 정돈할 수 있다고, 흐흣”
“그만둬라… 이젠 정말 생각하기 싫으니까.”
쵸로마츠와 오소마츠는 한 마디 씩 하며 어깨를 두드려왔다.
“있지, 토도마츠, 그 영상 나한테 보내줄 수 있어?”
“응? 돈만 주면?”
“켁. 드라이 몬스터…” “토도마츠! 지워주기로 약속한 게 아녔던가!”
“이런 희귀한 걸 어째서 지우는 거야? 그리고 이치마츠 형은 이걸 뭘로 쓸 생각인 거야? 음침한 생각 그만둬.”
“에~ 내가 이걸 어디에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무슨 짐작 가는 게 있나 봐 톳티?”
“그만둬 둘 다. 본인 앞에 두고 그런 말 삼가라고”
“문제는 본인은 못 알아차린다는 거.”
“바보니까.”
“이치마~츠! 난 바보가 아니라고.”
“아아, 그러셔… 이건 어때?”
“흐앗! 만지지 마… 아직도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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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고통 때문에 쥬시마츠에게 이불을 부탁하고 핫팩을 꺼내왔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내일 못 일어날 수도…..
“어레? 잘 꺼야, 카라마츠? 같이 가자~ 나도 피곤해.”
특유의 웃음을 띄며 다가온 오소마츠는 계단을 올라가려던 나를 보곤 다가오며 말했다. ‘그렇게 아프면 안아줄까?’라며 허리를 만져오는 오소마츠를 무시하며 올라간다. 바보 취급당하는 것에 응답하는 것도 이젠 질렸다...
“나, 정말 아프니까… 도와주고 싶으면 팩을 붙이는 걸 도와주질 않겠는가….”
“응! 이 형아가 해줄 테니까 맡겨보라고. 자, 누워봐.”
조금 신경 쓰이지만 어쩔 수 없다. 옆에서 지켜보는 쥬시마츠도 있으니 헛튼 짓을 하면 쥬시마츠에게 부탁하면 된다.
“자, 어디에 붙여줘? 여기 로프 자국 남았는데 여기면 되려나?”
“응. 부탁한다 제.”
“나, 나! 마사지할 줄 알아! 뭉친 근육 푸는 건 맡겨줘!”
“오, 쥬시마츠. 그 텐션이야. 그럼 어깨 쪽을 부탁할게!”
“아이, 아이!”
두 사람의 손길이 아팠던 부위를 조금씩 풀어나간다. 기분 좋아..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
“나, 중간에 자버릴지도…”
“응, 괜찮아. 자도록 해.”
“안녕히 주무세요, 카라마츠 형아~”
“응….. 잘 자…. 모두들..”
따뜻하게 데워진 방안, 형과 쥬시마츠의 손길. 두 사람의 웃음소리.
이것은 분명 행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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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잠들어 버렸다.
머리에 있는 혹과 허리 쪽에 생긴 자국은 아파 보이지만, 형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나도 좋아!
어제 형이 울고 있었으니까 오늘은 형이랑 잔뜩 놀고 웃었는데.... 있지, 카라마츠 형아, 난 오늘 정말 재밌었어! 형도 재밌었을까? 난 형아의 웃는 모습이 참 좋으니까, 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정말 좋아해. 형의 낮고 상냥한 목소리도, 친절함도, 넘치는 정의감도. 하지만, 날 동생으로만 보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한 사람의, 나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의지해줬으면 좋겠어. 분명 내가 갖고 있는 감정은 잘못된 감정이겠지… 하지만 사랑해. 나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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