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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카라마츠와 잠자리 전쟁

[카라른] 알수없는 대화 (이치 카라 토도)


- 잠자리와 전혀 관계없는 쓸데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잠자리보단 저녁시간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 한국어 솜씨가 꽝입니다. 양해와 지적 부탁드립니다

-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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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를 벗어보면 어느새 저녁노을이 뉘엿뉘엿 사라지며 아름다운 밤의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미 다리 위는 퇴근길에 오른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모두들 조금이라도 빨리 집으로 가길 바라며 인상을 찌뿌리고 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일을 안하는 거란말이지. 일하지 않는 나의 인생 세라비!


오늘은 수요일로 다들 바쁜듯 매번 나오는 걸즈들도 보이지않는다. 추워져서일까, 카페같은곳은 번잡했지만 남성혼자 그런곳 들어가있어도 재미없으니 얼어버린 강위를 걸어다니는 오리무리들만 잔뜩 구경했다. 결국, 나도 마이 홈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까 쵸로마츠가 아이돌 굿즈들을 잔뜩 들고 집으로 돌아갔으니 한참 떠들썩할테지만 어쩔수없다.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저녁을 전부 빼았기고 말테니.


중간쯤 걸어가다보면 가로등이 환하게 켜진다. 이를 기다린듯 날아온 벌레들은 자신도 이와 다를게 없다는걸 느끼게해준다. 본능이라면 본능이다. 자신이 편하다고 생각하는곳, 이끌리게 되는곳, 우리는 매일을 반복하고 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배가 고프면 부엌으로 가 냉장고를 열고, 추우면 코타츠에 들어가 빈둥거리고, 심심하면 밖을 나돌아다니다가, 결국엔 배가 고파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나날들. 어쩌면 자신이 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벌레들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자 한심함이 밀려왔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해도 일할 생각은 전혀도 없지만. 이런 생각해도 바뀌지않는다면, 그만 두자. 빨리 집에 가고 싶네, 오늘 저녁은 뭘까.


예상과 다르지않게 모두들 쵸로마츠에게 잡혀서 그의 하루일과를 듣고있다. 이치마츠는 언제나 그렇듯 방의 한쪽 구석에서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었고 토도마츠는 인터넷 속으로 도주. 쥬시마츠와 오소마츠는 듣고 있는 듯하지만 이미 반쯤 혼이 나가있다. 점심쯤 같이 나가더니 도대체 뭘하고 논 건가 두사람.


“어. 카라마츠네. 왔으면 왔다고 알려주지 않을래?”

“미안하다. 쵸로마츠, 오늘은 재밌었는가?”

“물론이지! 최고였다고. 들어볼래? 오늘은 저번보다 훨씬 더 예뻐진것 같다니까.”

“아아, 듣고 싶군. 하지만 옷을 먼저 갈아입고 오겠다. 바람이 꽤나 불었으니까 더러워 졌을거다.”
“응, 그렇네. 그럼 갔다와.”


청결을 중요시하는 쵸로마츠에게 벗어날수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거실을 빠져나온뒤, 2층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후드로 갈아입어야겠지… 나중에 목욕탕에 갈테니.

그런다음엔 마미가 있는 부엌으로 간다. 역시나 저녁이 준비되어있다. 쵸로마츠에겐 미안하지만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을테니 밥상을 들고 거실로 움직인다.


“브라더~ 마미가 전해달라고 하더군.”


문을 열자말자 모두들 엄청난 미인이라도 본듯 벌떡일어나 환호성을 부른다.

“나이스 타이밍, 카라마츠!”

“감삼다! 카라마츠 형아!”
“칫. 왜 이제서야 오는거야?”
“살았네. 오늘은 뭐야?”

모두들 한마디씩하며 자리에 모여들자 쵸로마츠도 늘어놨던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나도 배고팠는데 잘 됐네.”


그렇게 생각한다니 정말 다행이군. 나도 동생을 속이는 나쁜 형으로 인식되고 싶지 않으니깐.


떠들썩한 저녁이 끝나고나면 하나 둘 목욕바구니를 챙기기 시작한다. 추워서 나가고 싶지않은데… 그저 멍하니 다른 형제들을 응시하고 있으면 오소마츠가 내 손을 잡아끌기 시작한다.


“가자구~ 오늘은 나랑 커피우유 반씩하지 않을래?”

“짠돌이 형님이 오늘은 어쩐일인가?”

“아까 엄마 심부름으로 받은 돈. 너무 어중간해서 말이지. 역시 마츠요. 계산을 정확히해서 돈을 줬단말이야.”

“그럼 쥬시마츠랑 같이 마시면 되지 않은가? 같이 갔던게..”

“쥬시마츠는 토도마츠랑 나눠먹는데.  뭐야, 너 이 형님이 해주는 건 싫다는거?”
“그럴리가 있는가. 그런건 언제나 welcome이다.”

“ㅋㅋㅋ 그 영어는 안 쓰면 안되는거?”


저녁때까지는 분명 맑았던 하늘은 이제 구름으로 뒤덮혀 가로등이 없는곳은 칠흑이다.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와 쵸로마츠를 방패삼은듯한 포즈로 걸어가고 있었고, 그앞에 오소마츠가, 그리고 나와 이치마츠가 뒤를 따라가는 그런 포지션으로 빠른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옆을 보니 추위에 약한 이치마츠의 귀와 볼은 루비와 비교해도 좋을만큼 붉어져있었다. 보통 입고 다니던 스카프가 찢어진 이후로 다른것을 장만하지 못한듯 해보였다. 감기 걸리면 안 되겠지.


“이치마츠.”


그렇게 불러보면 대답대신 차가운 시선뿐이다. 음… 기분이 딱히 안 좋았던걸까.


“자….. 이거라도 쓰도록 해라.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니, 조심해야 된다구….”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면 작게 혀를 차고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나의 워머를 가져간다. 다행이다…..


“캬~ 역시 흰 우유보다는 커피가 맛있단말이야~”

“동감한다구 형님.”

목욕물은 따뜻했고 오소마츠가 사준 커피우유는 달콤씁쓸해 달궈진 몸을 진정시켜주었다. 역시 공짜는 좋네.


“카라마츠 형. 지금 엄청 아저씨같은 표정하고 있으니까 그만둬줘.”

“엣… 그런가….”

그런 표정을 지었던가… 토도마츠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만둬야겠지….


오늘은 어쩐지 집으로 돌아오니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 되어버려 자기로 마음먹었다. 모두들 피곤해 보였으니 목욕바구니는 잠시 다른곳에 놔둔뒤 이부자리를 핀다. 겨울이 되어서 햇빛에 말려지는 시간이 덜해져서 그런지 이불은 폭신함을 조금 잃은듯했지만, 이불은 움직이지 못하게하는 마법이라도 있는지 한번 이불 속으로 들어간 몸을 움직이고 싶지않다.


“벌써 펴둔거야? 고마워, 카라마츠.”
“아아, 피곤하지 않은가. 내일은 구직소에 가는건가?”

“아니. 내일은 눈이라도 올것 같아서 집에 있을려고.”


쵸로마츠는 자려는 듯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곤 배게를 정돈하려고 하던 그때,


“쵸로마츠~ 이 피규어 부셔도 되는거?”

“우악!! 죽여버린다. 이 바보 장남!!!!”
“이거 야구 배트입니까? 플레이 볼!”
“그만 둬!!!!”

무서운 기세로 방을 뛰쳐나가는 쵸로마츠는 도깨비같이 무서운 눈을하고 있었기에 목욕 바구니를 치우려던 나의 플랜은 나중으로 밀어졌다.


“난장판이네”

“아, 무서워. 무서워.”

토도마츠와 이치마츠도 불똥이 튀지 않게 위로 대피한듯 하다. 의외로 잘 투탁거리지만 가까운 이 두 동생들은 나의 존재를 아랑곳하지않고 둘이서 얘기하고있다.


“오소마츠형도 저런걸 당하고 싶은걸까.”
“그게 쵸로마츠형의 재미 아니겠어. 놀리는 재미잖아?”

“악취미 알고 싶지않아.”


딱히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어들만한 힘도 없었고, 괜히 끼어들었다간 불평만 할듯하여 자리에 눕는다. 자면 안되는데 자꾸만 눈이 감긴다. 내일은 따뜻한 국밥이 먹고싶다. 규동도 좋을텐데…


“카라마츠 형. 벌써 자는거야?”


눈을 떠보면 왼쪽에는 토도마츠가 마스크 팩을 들고 앉아있고 오른쪽에는 이치마츠의 등이 보인다. 놀랄만큼 기척을 감춘채로 이불속으로 들어온 두사람은 아까의 대화하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이젠 아는척도 하고 있지 않다.


“멋지게 꾸미는거 보니 내일은 미팅이라도 있는건가 톳티?”

“흠…. “

별명으로 불려서 마음에 안든건지 뿌루퉁해지더니 마스크를 펴올리곤 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형이랑 쇼핑 갈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미팅이나 잡아버릴까~”

“그..그런뜻으로 한말이 아니다! 토도마츠…”
“장난이야. 어제 알바끝나고 오는길에 예쁜 옷가게 찾아놨으니까 같이가자 카라마츠 형.”

“다...다행이네. 나도 사고 싶은게 있었으니까 말이지. 이번호 잡지에 나오던 패션도 나쁘지 않더군”

“켁. 설마 이상한 패션할거라면 그만둬줘. 그리고 겨울이란 말이야. 가죽자켓은 아니지 않을까…”

“훗 나의 패션은 계절을 불문하고 아름답다고 브라더. 그 어떤 날씨에도 멋지게 소화해 보이게….윽!”

“닥쳐, 쿠소마츠. 사람 잘려는거 안 보이냐.”

“미….미안….”
“풉. 역시 안돼, 안돼.”

“닥쳐라 톳티. 너도 마찬가지잖아.”

“흥. 다르거든요. 난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니까.”

“그냥 드라이몬스터겠지.”


알수없는 대화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채 그저 눈을 감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한다. 내일은 돈을 뽑아가야 될지도. 그리고 쥬시마츠랑 갔었던 식당에서 토도마츠와 밥을 먹으면 되겠지… 음냐…. 점점 멀어져가는 두사람의 말소리. 다가오는 발자국소리를 마지막으로 그날의 기억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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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벌써 누워버린거야?”

“도깨비눈을 하고 내려간게 누군데. 덕분에 오늘은 고마워~”

“나,나! 오늘은 토도마츠 옆에서 자고 싶어!”

“쳇, 어쩌피 옆에서 못 자면 난 내려가서 라면이나 먹고 올까나~.”

“치사합니다, 형!”

“그럼 가자고 쥬시마츠!”

“아이!”


난 오늘 옆에서 잘려고 빨리 올라왔는데말이지…. 저 멍청이 둘때문에 자리를 빼았겼단말이야! 뭐…. 어쩔수 없나. 어차피 내일은 아무데도 안 가니까, 집에 잡아두고 오늘 못했던 냐짱이야기나 해주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