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카라] 아직도 숨바꼭질 - 위험한 관계
- 오소마츠상 소설입니다.
- 캐릭터 설정이 이상할수도 있습니다
- 오소카라 (악마x사변카라)
- 첫작이기 때문에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찾았다!”
어릴 적 우리들의 일과.
“빨리 안 가면 간식 다 사라져 버린다고. 가자!”
그렇게 나의 손을 잡고 나를 이끌어 주던 너
“카라마츠. 굼벵이처럼 굴면 놔두고 가버린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지내던 하루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아아…. 그립군”
‘이번에도 찾아주지 않으려나’
“무리라고 보는데”
고요했던 주위에서 가볍게 울려 퍼져오는 소리.
아스타로트의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에 힘겹게 눈을 뜬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아닐까 하는 희망과 불안 속에 알아차린다.
지금 자신이 있는 이 컴컴한 숲은 나무로 빽빽이 둘러싸여 있어서 도시에서부터의 빛이 차단되어있다. 게다가 지금은 심야 1시를 넘긴 시간이다. 아무리 대범한 사람도 이런 깊은 숲 속에 들어오지 않으니라. 조금이라도 좋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으나, 밀려오는 고통에 참지 못하고 다시 풀 위에 누워버렸다. 머리와 다리를 심하게 다친 지금, 제 몸 하나 가누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기에 움직이는 것보다 생각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한다.
“너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대로 있다간 1시간도 채 안돼서 죽을 거라고. 인간을 약한데도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니까.”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빛
“정말 곤란하다고 매번 사라지고. 이번엔 죽을 정도로 다치기까지 하면”
그렇게 말하며 다가오는 붉은빛
무섭지만 그립고 안심되는 색
아, 바보 같은 내 머릿속은 아직도 단 한 명 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무심코 눈물이 나온다.
“미안하군. 도와주지 않겠는가…”
귀찮은 듯 잠시 멈춰있던 녀석은 평소에는 숨겨두는 날개를 펴 보인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깃털들이 땅에 닿기도 전에 먼지처럼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보다 내 앞의 실루엣이 너무나도 낯익기에 무심코 손을 뻗어 그 이름을 부른다.
“오…... 오소, 마츠”
“하아? 또 그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 줄래? 나 그래도 이름 떨치는 악마라고?
아 스 타 로 트!"
“미안… 아스타, 그럼 부탁하지.”
붕붕 화를 내는 녀석에게 간단히 올려 안겨져 공주님 안기 포즈가 돼버려 부끄럽지만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긴 커녕 눈조차 제대로 떠지질 않는다.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네…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위를 올려다보면 눈 앞을 가득 채운 세상 단 하나뿐인 형의 얼굴
물론 다들 같은 얼굴이긴 하지만…. 나와 다르게 장난기 넘치면서 믿음이 가는
표현할 수 없지만 시원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얼굴
아... 하지만 처음 녀석이 나타났을 땐 조금 다른 모습이었지만.
어디선가 귀뚤하고 그 해 여름과 똑같은 소리를 울렸다.
처음 아스타로트가 내 앞에 나타난 건 내가 중학교 때
나의 점심은 시간이나 장소나 꽤나 불규칙적이라서 그 날은 혼자서 구름사다리 위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있었다. 시끌시끌한 운동장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공을 따라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나의 형이 모습을 지켜보는 일. 단 하나뿐인 형을 향한 나의 마음이 무엇인지 자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나는 오소마츠를 피해 다니고 있었던지라 멀리서
나의 첫사랑이자 결코 이어지지 않을 짝사랑 상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금기된 감정! 하지만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순수해~ 아름다워!”
그렇게 말하며 나타난 녀석은 하늘을 둥둥 떠다니고 있어서 우와!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게 했다.
“뭐야 나 보이는 거? 그 정도로 염력 있는 녀석인지는 몰랐는데.”
“누…. 누구야, 너!”
“나? 이름은 아스타로트. 바보인 넌 잘 모르겠지만 꽤나 이름 떨치는 악마라고.”
까마귀처럼 검은 날개와 가젤을 상상하게 만드는 매끈하고 긴 뿔.
눈을 비비며 제 앞의 것이 진짜 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을 뻗자 만져지는 차갑고 낯선 감각
“우 아악! 진짜잖아!”
“뭐야 너, 안 믿는 거야?”
“읏…... 훗 악마마저 꼬셔버린 걸까. 나란 남자란 역시 길티”
“그래 넌 자기감정을 숨기려고 할 땐 그런 이상한 말을 하더라
그런 허접한 연기 나한텐 안 통하는데”
“엣?... 그걸… 어떻게….”
“나 너에 대한 걸 조금 알고 있다고. 예를 들면.. 음... 어제 엄마가 만들어놓은 카라아게를 몰래 먹다가 체해서 어제 후식으로 나온 한정판 케이크를 못 먹은 거? 그리고 지금도 점심으로 야채죽을 먹고 있지."
"큭, 집.... 집에 들어왔었던 건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는데...."
"하하 핫, 그쪽이냐. 뭐 그리고... 그래, 너 저기 너랑 같은 얼굴을 좋아하는 거지?”
길고 얇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보면 숨이 찬 듯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서 있는 땀범벅의 형
“하앗? 누굴 말하는지 모르겠군. 그리고 나가 가장 사랑하는건 내 자신! 그러니..”
“거짓말하지 마. 얼굴 빨갛다고”
“거짓말이...”
키득키득 웃는 녀석은 눈 깜 박할 새에 눈앞으로 다가와 자신의 붉은 손으로 나의 얼굴을 잡아든다. 그리곤 나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재밌다는 듯 웃음 지어 보이더니..
“내가 너의 그 마음 이어지게 해 줄게 대신 나를 즐겁게 해 줘”
그렇게 시작된 위험한 관계